군함도_일본의 유령섬, 군칸지마(하시마섬) 이야기

무너진 콘크리트 사이로 피어난 자연, 그리고 가려진 진실들. 오늘은 조금 으스스하면서도 눈을 뗄 수 없는 섬 이야기를 해볼게.

 

일본 나가사키에서 15km쯤 떨어진 바다 위에 있는 하시마섬, 또 다른 이름으로 군칸지마(軍艦島), 뜻은 ‘군함도’이야. 멀리서 보면 진짜 군함처럼 보여서 그런 이름이 붙었대.

 

 

사진 연합뉴스

 

 

근데 이 섬, 그냥 폐허가 아니야. 엄청난 산업 발전의 상징이자, 동시에 어두운 과거를 간직한 장소거든.

 

 

 

산업화의 상징이었던 시절

 

 

1800년대 초에 석탄이 처음 발견되면서 본격적으로 섬이 개발되기 시작했어. 특히 미쓰비시가 1890년에 섬을 통째로 사버린 이후엔, 완전히 석탄 채굴용 도시가 되어버렸지.

 

 

1916년엔 일본 최초의 철근 콘크리트 아파트가 여기에 세워졌어. 태풍도 못 뚫게 아주 튼튼하게 지었대. 병원, 학교, 아파트까지 다 들어서면서 진짜 작은 도시처럼 변했지.

 

 

1959년엔 무려 5,259명이 이 섬에 살고 있었대! 그 좁디좁은 16 에이커 땅에 말이야.

 

 

근데 1960년대 들어서면서 석탄보다 석유가 중요해지면서 전국적으로 탄광이 문을 닫기 시작했어. 결국 하시마도 1974년에 공식 폐광됐고, 3개월 만에 사람이 싹 빠져나갔대. 이후엔 그냥 시간에 맡겨진 채, 무너지고 썩고 자연이 자리를 잡기 시작한 거지.

 

 

사진 경향신문

 

 

 

다시 주목받기 시작한 군칸지마

 

 

거의 30년 동안 방치됐던 이 섬, 2009년에 관광지로 일부 개방되면서 사람들의 관심을 받기 시작했어. 고층 건물들이 빽빽하게 들어선 그 모습이 묘하게 매력적이라서, 007 영화 <스카이폴>에도 등장했을 정도야.

 

 

하지만, 섬의 대부분은 여전히 출입 금지. 건물 상태가 워낙 위험해서 복구하려면 엄청난 돈이 드는데, 그 과정에서 역사적인 원형이 망가질까 봐 못 건드리고 있는 거야.

 

 

 

숨겨진 어두운 과거

 

 

근데 여기서부터 분위기가 바뀌어.
이 섬엔 단지 산업화의 흔적만 있는 게 아니거든.

 

일제강점기 시절, 한국인과 중국인들이 강제노동을 당한 장소이기도 해. 2차 세계대전 중, 수천 명의 조선인과 중국인들이 섬에 끌려와서 엄청난 노동을 당했어. 덥고 습한 환경에, 제대로 된 식사도 없이, 일하다가 쓰러지면 폭행당하고…

 

기록에 따르면, 1925년부터 1945년까지 123명의 한국인과 15명의 중국인이 여기서 목숨을 잃었대. 그래서 2015년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될 때도 한국이 강하게 반발했었어. 일본 측은 “강제노동 사실이 있었다”는 걸 인정했지만, 아직도 '노예 노동'이란 표현은 피하고 있어.

 

 

사진 KBS

 

 

 

결국, 군칸지마는 어떤 섬일까?

 

 

한편으론 일본 산업혁명의 기념비 같은 곳이고,
또 한편으론 강제노동과 억압의 상처가 서린 공간이야.

 

 

무너져가는 콘크리트 속에 역사의 진실이 숨어 있는 이 섬,
과연 우리는 어떤 시선으로 바라봐야 할까?

 

 

지금도 관광객은 찾고, 일부 건물은 남아 있지만
아직 이 섬은 진짜 진실을 모두 말하지 못한 채 파도 소리만 들리고 있어.

 

 

사진 독립기념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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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이야기, 그냥 넘기기엔 너무 아깝지?
역사의 무게와 시간의 흐름이 고스란히 담긴 군칸지마,
다음에 일본 가게 되면 꼭 한 번, 생각해보길 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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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칸지마의 노래》

 

먼 바다 위,
전함처럼 떠 있는 섬 하나
시간에 잊힌 하시마,
사람이 떠난 그곳엔 바람만이 산다

 

철근 속에 갇힌 기억들
아이 웃음, 기계 소리,
그리고 이름조차 남기지 못한
그들의 한숨과 눈물

 

벽은 무너졌지만
그 속의 이야기는 아직도
조용히 벽 틈 사이로
숨을 쉰다

 

콘크리트는 갈라지고
초록은 다시 피어난다
사람이 떠나자,
자연이 천천히 돌아왔다

 

관광객의 셔터 소리 사이로
흐릿한 과거가 들려와
"우린 여기 있었다고"
그들은 속삭인다

 

산업의 빛과
그늘 속 고된 노동의 그림자
이 섬은 두 얼굴을 가졌다
찬란함과 고통이 함께 녹아든 땅

 

유네스코의 이름 아래
기억은 반쯤만 불려지고
아직도 '강제'라는 말은
입 밖에 나서지 못한다

 

그러나 파도는 알고 있다
그날의 구슬픈 발자국을
쇠창살 뒤의 희망 없는 시선을
잊지 않았다, 이 섬은

 

 

잊지 말아야 할 섬, 군칸지마
잊힌 이들의 이야기를
오늘, 너와 나의 가슴속에
작은 시로 남겨본다.

 

친일파의 음흉하고 음습한 미소도

잊지 말고 

기억하자